그래서 나는 마카롱을 먹지 어땠을까



 

 

 

 


* 기혼자 비하 아님
결혼에 안 맞는(?)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이 외로움 공허함 조바심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면 안 좋을 거라 생각할 뿐이에요.


- 결혼에 안 맞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의 가족 중 한명은 심지어 얼떨결에 결혼을 했음에도 잘 살고 있긴 하다. 하지만 그건 잘 산다의 기준을 세간의 잣대에 맡겼을 때만 그러한 것이고..

그녀는 가끔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한다. 겉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고 내막을 알아도 별 문제는 없다. 남편은 성실하고 가정을 잘 돌보고 돈도 잘 번다. 다만 그녀와 통하는 부분이 없다. 그리고 그 사실에 괴로워하는 것은 그녀 하나다. 남편은 이 안정과 평화 속에서 홀로 고통받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. 그녀의 부모도 어리둥절해 한다.

첫애가 두세살 먹었을 무렵 갑자기 이혼하고 싶단 속내를 말할 땐 나도 많이 놀라긴 했지만... 나는 이해한다. 혼자 살았더라면 더 마음 편하게 잘 살았을 거라 생각한다. 왜냐하면 그녀는 결혼에 안 맞는 사람임과 동시에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까. 둘이라서 더  좋은 집에 살지만, 그러려고 한 결혼은 아니니 별 의미 있나 싶다. 혼자라면 지금처럼 젊은 나이에 50평대 아파트에 살진 못했겠지만 24평 아파트에 자식들 없이 혼자 사는 게 더 나빴을 거 같진 않아.

외로웠을지도 모른다. 하지만 결혼했다고 안 외로운 건 아니니까. 컨트롤제트조차 불가능한 고독에 시달리잖음?

안 통하고 안 맞는 사람과의 대화는 보통
'오늘 날씨 어때?'
'밥 먹었어?'
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게 안전하다. 그래서 그런 사람의 곁에 있으면 사무치게 외로워진다. 날씨랑 밥 얘기밖에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, 주제가 달라도 깊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거다. 더구나 상대방과 내가 둘 다 예민하고 섬세해서 마찰이 있는 게 아니고 상대방은 나의 섬세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면 외로움은 더 커진다.

날씨는 시리한테 물어봐도 돼. 이상 시리만도 못한 남자랑 사귀어본 1인의 변.


- 나의 처지, 나이, 부모의 압박 때문에 혼인하지 않은 상태가 굉장히 불안하게 느껴질 때가 더러 있다. 내 남자친구는 내 동생보다 어린데, 그런 남자친구도 자주 친구들의 청첩장을 받고 있다. 일찍 결혼하고 싶었다는 남친은 어쩌면 나보다 더 공허할지도 모른다.

그래서 자꾸 의미심장한 말을 하나? 난 정말 자신이 없는데.. 심지어 점점 더 자신이 없어져....ㅠㅠㅠㅠㅠ 좋아하는 마음과는 별개로.

연애 초반에 자주 앞서나가던 남친에게 뒤늦게 통수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결혼 생각이 없음을 밝혔고 그 이후로 우리는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함께 길다면 길 몇 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.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 둘 다 결혼하지 않고 옆집 수준의 가까운 거리에 살면서 지금처럼 서로 놀아주는 것이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ㅋㅋㅋ 남자친구는 자신의 인생엔 결혼도 당연히, 자식도 당연히, 기왕이면 딸, 아들이 모두 있어야 퍼펙트하다고 생각하는 고지식한 남자라서 헤어지는 게 아니고서야 어느 쪽에 맞추더라도 다른 한 쪽이 엄청나게 희생할 수밖에 없는 애석함이 있다. 근데 애 배는 것도 여자고 회음부를 절개하든 배를 째든 몸 망가지는 것도 여잔데 내가 양보할 때 희생하는 게 더 크지 않을까..^^.... 그렇다고 남자건 여자건 자식이 갖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랄 수는 없는 거니 답 안 나올 수밖에 ㅠㅠ


우리 집에선 내가 결혼하면 해줄 수 있는 게 좀 있다. 근데 이걸로 딜을 걸어도 남자친구는 자녀계획을 포기할 것 같지 않음..ㅎ

나는 미혼인 채로 줄 수 있다고 한 것들을 받고 싶은데 우리 부모님께서는 시집가지 않은 딸에겐 줄 생각이 전혀 1도 없으시넹..... 비혼주의이지만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는 남자를 만나 위장결혼이라도 하고 싶은 심경입니다. 친구들은 우리가 결혼할 거라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아마도 결국은 내가 물러나주는 그림이 될 거라 생각한다.



공허해서 마카롱을 먹었더니 기분이 좀 나아짐. 공허할 땐 탄수화물을.. 당을 좀 잡솨 보세요.





덧글

  • 아이리스 2019/04/21 01:09 #

    아...저도 내일 마카롱이나 사먹어야겠어요. 공허와 외로움이 사무치는 건 요즘 살찐다고 단 걸 안 먹었기 때문이지ㅠㅠ 묘하게 어긋나던 남친이랑 결혼을 못해서가 아니다 정신차료라 나 자신...깨달음의 글 고맙습니다ㅠ
  • noni 2019/04/21 15:06 #

    맛있는 마카롱으로 드시기 바랄게요 :)
    혼자서도 행복한 사람이 둘이서도 행복할 수 있는 거겠죠?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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